홍씨는 1928년 평안북도 강계읍에서 태어나 1948년 월남했다. 이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1959년 ‘자유문학’을 통해 희곡 작가로 데뷔했다. 희곡집 ‘목마른 태양’, ‘배반의 땅’, ‘본능이라는 이름의 궤로’ 등과 시집 ‘백작일기’, 수필집 ‘소녀와 기관사’ 등을 펴내며 한국 문단에서 유명세를 탔다.
홍씨는 미주 한인 문인들과 가족 1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아내와의 사랑 이야기를 소개했다. 1948년 월남해 부잣집 셋째 딸과 결혼하기 까지의 얘기였다. 홍씨는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던 시절 동료 교사였던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처가의 반대를 이기고 결혼에 성공했다. 홍씨는 “처가의 부모님이 딸의 출근길을 막으면서까지 반대가 심했다. 당시 몇날 며칠 머리를 풀고 단식을 하던 아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추억을 곱십었다. 홍씨는 이날 소개된 문학집에 아내와 함께 살아 온 60년 인생사를 시와 소설, 수필 등으로 담았다. 홍씨의 문하생이었던 제자들도 스승의 회혼을 축하하며 시를 지어 책의 한 코너를 꾸몄다.
홍씨의 제자 김희주 미주 시인협회 부이사장은 “스승 부부의 모습이 감동스럽다. 선생님이 더 오래 사셔서 문학 활동을 더 활발히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